괴짜양성소
나는 항상 바다에 끌렸다. 본문
나는 항상 바다에 끌렸다.
나는 수영을 우즈베키스탄에서 배웠다. 타슈켄트의 올림픽 대회도 진행했던 아주 큰 수영장에서 러시아 선생님에게 돈을 주고 수영을 배웠다. 배우게 된 계기는 간단하다 첫 번째로, 수영을 평소에 배우고 싶어했었고 두 번째로, 타슈켄트에서 친하게 지내던 우즈베키스탄 친구가 그 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운다고 하여 나도 같이 배우고 싶다고 했다.
내가 낯선 땅에서 낯선 언어로 수영을 배우려고 마음을 먹었다는 사실을 상상해보길 바란다. 배우기 전에 얼마나 큰 두려움이 있었을까. 그런 두려움을 뒤로하고 수영을 배우려고 마음먹기까지는 나의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자리하고 있었다.
나는 늘 바다에 끌렸다.
바다가 있는 도시에 놀러가면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소금기 가득한 바다냄새를 맡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되었다. 행복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낮에 수영을 하거나 밤에는 시원한 바람 그리고 바다 향기와 까마득한 바다위에 깔린 어둠을 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고 정말 가끔씩은 까마득한 바다위에 깔린 어둠속으로 들어가보기도 했다. 친구들은 날 미친놈처럼 생각했다. 나도 상당히 위험한 행동이었다고 인정한다. 하지만 난 그 새벽에 바다위에 그리고 칠흑같은 암흑밑에 둥둥 떠 있을 때 자유를 느꼈다.
어디서도 느껴보지 못한 황홀감이었다. 이대로 죽어도 괜찮으니 더 깊숙이 들어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내 곁엔 날 사랑해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한 겨울에 바다에 들어가는 것도 즐겨한다. 그 시립고 시린 물 속으로 내 몸을 내던지는 행위는 나를 해방시킨다. 나에게 진정한 자유를 선사한다. 춥다고 벌벌 떨며 손, 발 그리고 머리끝까지 너무 차가워서 감각이 마비될 것 같은 느낌이야말로 나에겐 진정한 해방이었다.
나는 오늘도 바다를 갈망한다.
아니 언젠가는 바다를 갈망한다 보다 바다가 나에게 주는 해방감을 갈망한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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